2014.07 [인용] 인연2 - 일타 큰스님 이야기
책제목 : 인연2 - 일타 큰스님 이야기
저자 : 정찬주
출판사 : 작가정신
page 140
堪忍待
(堪 견딜 감, 忍 참을 인, 待 기다릴 대)
page 142
"공부하는 사람은 계행을 깨끗하게 해야만 한다. 계를 우습게 알고 불조의 말씀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해解와 행行이 나뉘어져서는 안 되며, 무방반야無坊般若라 하여 망령되게 걸림 없는 행을 지어서는 안 된다. 참으로 공부를 여실하게 지어나간다면 저절로 계정혜戒定慧(戒 경계할 계, 定정할 정, 慧지혜 혜) 삼학三學이 원만해진다. 무명에 떨어져 미혹에 머물러 있을 때 이를 반전시켜 본래의 마음으로 회복하는 그때가 바로 계이다. 그렇게 알고 나면 곧 정이 있게 되며, 정이 유지될 때 계가 나타나는 것이다. 혜가 있을 때 계가 나며, 혜를 통해서 도가 있는 것이다. 계와 정과 혜를 일치시켜 모든 상념을 정지하고 본질을 통찰하고자 했을 때 도를 얻게 된다."
page 180
'상원사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아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적멸보궁에 계신 부처님도 나를 오라 가라 한적이 없다. 내가 가면 부처님께서 부르는 것이고, 내가 가지 않으면 부처님께서 부르지 않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은 부처님께서 나를 부르고 계신 셈이다. 그렇다. 부처님께서 나에게 진짜 중노릇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것이다. 그러니 나는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가야 하는 것이다.'
page 233
부지런히 정진하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라. 우리 마음이 게을러 정진을 쉬면, 그것은 마치 나무끼리 비비어 불씨를 얻고자 할 때 나무가 달구어 지기도 전에 그만두는 것과 같다. 그는 아무리 불씨를 얻으려 해도 끝내 얻지 못할 것이다.
선지식을 만나려면 항상 잊지 않고 생각해야 한다. 잊지 않고 생각하면 온갖 번뇌의 도둑이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 생각을 모아 마음에 두라. 바른 생각을 잃게 되면 모든 공덕을 일지만, 생각하는 힘이 굳세면 비록 오욕의 소굴에 들어가더라도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다. 완전 무장하고 싸움터에 나가면 두려울 것이 없다.
마음을 한곳에 모으면 마음은 선정에 들 것이다. 마음이 선정에 들면 세상의 생멸하는 존재 양상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항상 선정을 부지런히 익혀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라. 물을 아끼는 집에서는 둑이나 못을 잘 관리하듯이, 우리들도 지혜의 물을 채우려면 선정을 작 익혀 물이 새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요하고 무위無爲 안락을 얻고자 한다면 안팎의 시끄러움을 떠나 홀로 한가로운 곳에 머물라. 마음속의 온갖 분별 망상과 바깥의 여러 대상과 환경을 버리고 한적한 곳에 홀로 있으면서 괴로움의 근본을 없애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람은 제석천도 공경할 것이다. 무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리로부터 괴로움을 받는다. 약한 나무에 많은 새 떼가 앉으면 그 그 가지가 부러질 염려가 있는 것과 같다. 또 세상일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여러 가지 괴로움에 빠지는 것은 꼬끼리가 진흙 수렁에 빠져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가리켜 멀리 떠남(遠離, 遠멀 원, 離떠날 이)이라 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함이 많기 때문에 고뇌도 많다. 그러나 욕심이 적은 사람은 구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근심 걱정도 적다. 도 욕심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서 아무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고, 하는 일에 여유가 있어 각박하지 않다. 그래서 마침내는 고뇌가 말끔히 사라진 해탈의 경지에 들게 되니 이것을 가리켜 소욕少欲이라 한다.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먼저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넉넉함을 아는 것은 부유하고 즐거우며 안온다하. 그런 사람은 비록 맨땅 위에 누워 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설사 천상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부유하다. 이것을 가리켜 지족知足이라 한다.
- [유교경遺敎經] -
page 282
"대문 밖을 나서면 거기는 돌도 많고 물도 많으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도 말고 물에 미끄러져 옷도 버리지 말고 잘들 가거라."
딴눈 팔아 화禍를 불러들이지 말고 눈앞을 바로 보고 살라는, 즉 현전일념(現나타날 현, 前 앞 전, 一 날 일, 念생각 념)하라는 경봉 특유의 경책이었다.
또한 경봉은 수행자들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도인이 한가한 것은 마음이 한가한 것이지 결코 삶이 한가한 것은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순간순간의 삶을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 바로 도인이었다.
page 286
"어찌 사는 것이 멋들어진 인생입니까."
"수행자라면 모름지기 참선과 불학, 염불, 기도, 다도 등 불가의 모든 방편이 한데 어우러진 화엄의 바다가 돼야 하네.
그게 연극 같은 인생 멋들어지게 사는 일이 아니겠나."
page 286
날마다 도의 빛을 발하여 참됨 또한 넘어섰네
아미타불 동산에서의 봄인들 아랑곳하랴
청정범행은 매죽이나 금옥에나 비교할까
도처에 향기를 떨쳐 세상을 새롭게 하네
日日道光亦超眞
彌陀苑裏不關春
行如梅竹如金玉
到處香聲振世新(일타의 도광이 참됨을 넘어서고 청정한 행실이 매화와 대나무 같으니 도처에 향기를 퍼트려 세상을 새롭게 할 것이라는 일타를 격려하는 경봉의 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