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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이야기/기억하고싶은 글

2015.12 [인용] 연금술사 J


위대한 업의 비밀을 알고,

그 비밀을 사용할 줄 아는

연금술사 J에게

 

 

 

 

 

 

 

 

 

 

 

 

 

 

 

*   '알아차림'

낙타몰이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산티아고가 하는 말을 이해했다. 대지는 갖가지 표정으로 세상의 어떤 일이든 알려줄 수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책을 아무렇게나 펼쳐도, 사람의 손을 들여다보거나 새들의 비행을 바라볼 때도, 카드놀이를 할 때도, 그게 무엇이든 간에, 우리 모두는 의미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사물들은 그 어떤 것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았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며 만물의 정기를 꿰뚫어보는 방법을 발견해낸 것은 바로 사람들이었다. 169

 

 

 

 

 

 

 

*   '행동'

"아닐세. 이것은 저 두 마리 매들의 비행과도 같아. 단순히 논리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네. 에메랄드 판은 만물의 정기로 통하는 지름길일세.

 현자들은 이 세상이 다만 하나의 영상이요, 천상계의 투영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네. 이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세상보다 더 완벽한 세상의 존재를 보증해주는 것이지. 신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당신 영혼의 가르침과 당신의 경이로운 지혜를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네. 그것이 바로 내가 '행동'이라고 부르는 것일세." 207

 

 

 

 

 

 

 

*   '모든 것은 하나'

"마음은 언제나 사람들을 도와주나요?"

"주로 자아의 신화를 살아가는 사람들만 도와주지."

 

"그대의 마음이 말하는 바를 신뢰하되, 그대가 사막에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네! 인간들이 전쟁을 벌일 때, 만물의 정기 또한 전장에서 울려퍼지는 피맺힌 비명을 듣고 있어.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결과를 어찌 그대의 고통과 멀다 할 수 있겠는가."

'모든 것 들은 하나야.' 220

 

 

 

 

 

*   '우주 보물'

"연금술이라면 그대도 이미 알고 있네.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 만물의 정기가 우리 각자를 위해 예정해둔 보물을 찾아 내기만 하면 되는 걸세."

"모든 우주만물은 진화한다네. 현자들에게 금이란 가장 진화한 형태의 금속이지. 그 이유는 묻지 말게, 나도 모르니까. 내가 아는 건 단지, 전래의 법은 언제나 옳다는 것일세. 사람들은 현자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네. 그 때문에 진화의 상징인 금이 전쟁의 신호가 되어버린 게지."

"사물들은 수많은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저는 낙타의 울음소리가 처음에는 그저 낙타의 울음소리였다가, 다음에는 위험을 알리는 신호로 바뀌고, 마침내는 다시 한낱 낙타의 울음소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진정한 연금술사들을 나는 알고 있네. 그들은 실험실에 틀어 힌 채 자신들도 마치 금처럼 진화하고자 노력했지. 그래서 발견해낸 게 '철학자의 돌'이야. 어떤 한 가지 사물이 진화할 때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도 더불어 진화한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걸세.

 또 어떤 이들은 우연히 그 돌을 발견해냈지. 그들에게는 재능이 있었고, 그들의 영혼이 다른 사람들의 영혼보다 더 깨어 있었던 게지. 하지만 그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별로 의미가 없었네.

 끝으로, 오직 금만을 찾으려는 자들이 있었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 비밀을 찾아내지 못했어. 납과 구리, 쇠에게도 역시 이루어야 할 자아의 신화가 있다는 걸 잊었던 걸세. 다른 사물의 자아의 신화를 방해하는 자는 그 자신의 신화를 결코 찾지 못하는 법이지." 222

 

 

 

*   '바다 소리'

"바다는 언제나 그 소라껍질 속에 있네. 그게 바로 그 소라껍질의 자아의 신화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바다는 소라껍질을 결코 떠나지 않을 걸세. 이 사막이 또다시 파도로 뒤덮일 때까지 말일세." 224

 

 

 

*   '무한한 가능성'

'누가 너에게 사막과 바람의 언어를 가르쳐준 거야?'

'내 마음이.' 236

 

'너는 바람이 될 수 없어. 우리는 너무도 다른 존재야.'

'그렇지 않아. 너와 함께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나는 연금술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 내 안에는 바람과 사막, 대양, 별들 그리고 우주에서 창조된 모든 만물이 존재하고 있어. 우리는 오직 한 분의 손으로 빚어졌고, 우리에게는 같은 영혼이 있는 거야. 나도 너처럼 되어, 세상 어디로든 스며들고, 바다를 건너고, 내 보물을 뒤덮고 있는 모래들을 날려버리고, 내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내 곁으로 가까이 실어오고 싶어.'

'지난번에 네가 연금술사와 하던 얘기를 들었지. 연금술사가 말했잖아. 모든 사물에는 저마다 고유한 자아의 신화가 있다고. 사람은 바람으로 변할 수 없어.'

'바람이 되는 법을 가르쳐줘. 아주 잠깐이면 돼. 인간과 바람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우리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말이야.'

 바람은 호기심이 많았고, 청년이 말한 것은 바람이 모르던 얘기였다. 바람은 방금 청년이 말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인간을 바람으로 변하게 하는 방법은 몰랐다. 하지만 바람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미 알고 있던가! 바람은 사막을 만들어내고 배들을 침몰시키고, 숲 전체를 파괴할 수도 있. 음악과 기괴한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시들을 유유히 지나다닐 수도 있었다. 바람은 자신에게 한계가 없다고 믿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청년이 나타난 것이다. 바람이 또다른 것들을 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한 청년이.

'그건 사랑이라고 하는 거야.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천지만물 중의 그 어느 것이라도 될 수 있어.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이할 수가 있어. 모든 게 다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니까. 심지어 인간이 바람으로 변할 수도 있어. 물론 바람이 도와줘야겠지만.' 237

 

 

*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걸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그런데 어째서 내가 사랑을 모른다고 말하는 거지?'

 해가 물었다.

'왜냐하면 사랑은 사막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바람처럼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너처럼 멀리서 만물을 지켜보는 것도 아니지. 사랑은 만물의 정기를 변화시키고 고양시키는 힘이야. 처음으로 그 힘을 느꼈을 때, 난 그것이 완벽한 것일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것은 모든 피조물들의 반영이며, 만물의 정기에도 투쟁과 열정이 있다는 걸 곧 깨달았어. 만물의 정기를 키우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이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도 우리의 모습에 따라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거지. 사랑은 바로 거기서 힘을 발휘해.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지금의 자신보다 더 나아지고 싶어하니까.' 241

 

 

 

 

 

*   '영혼의 영광'

'이 모든 것을 기록하신 그 손을 찾아가봐.'

 그 순간 그는 온 우주가 침묵 속에 잠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절대 고요 속에 자신을 내맡겼다.

 사랑의 격류가 가슴속에서 용솟음쳤다. 그는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그것은 이제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기도였다. 아무 말도, 아무런 간구도 없는 기도였다. 양떼가 초원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한 감사도 아니었고, 크리스털을 더 많이 팔게 해달라는 간구도 아니었으며, 우연히 만났던 그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기다리게 해달라는 소망도 아니었다.

 고요 속에서, 그는 사막과 바람과 해 역시 그 손이 기록해놓은 표지들을 찾고 있으며, 작자의 길을 좇아 단 하나의 에메랄드에 새겨진 그 무엇을 이해하려 애쓰고 있음을 깨달았다. 대지와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고, 겉으로 보기엔 아무 존재 이유도 의미도 없어 보이는 그 표지들이 어떻게 이 세상에 생겨났는지 사막도 바람도 해도, 그리고 세상 사람 어느 누구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다만 그 손만이 그 모든 표지들의 유일한 이유이며, 오직 그 손만이 바다를 사막으로, 사람을 바람으로 변하게 하는 기적을 빚을 수 있었다. 천지창조가 이루어진 6일이 '위대한 업'으로 변할 때까지 우주를 움직인 지고의 섭리를 오직 그 손만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침잠해들어가, 만물의 정기란 신의 정기의 일부이며, 신의 정기가 곧 그 자신의 영혼임을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244  

 

 

 

 

 

 

 

*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253

 

*  "목숨을 잃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258

 






 08122015  from J